기획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빨라지는 이윤계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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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평화체제를 만들겠다고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종전논의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반도 휴전상황이 종전으로 이어지고 직접적 전쟁위협에서 벗어난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맺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전쟁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평화선언이 이뤄지더라도 이후 북한과 미국이 협정을 어기며 갈등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들은 이미 약속을 어기며 갈등을 고조시킨 전례가 몇 차례나 있다.
미래에 대해 우리가 당장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 현 상황이 종전으로 이어지건, 전쟁 위기로 다시 반전되건 지배자들보다 다수 노동대중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은 왜?
김정은의 이례적인 행보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다. “미국 경제재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실질적 전쟁준비를 위한 시간끌기다”, “미국의 군사협박이 무서워서” 등. 상황적 요인들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김정은은 지배체제 안정화가 목적이다. 김정은은 비핵화를 할 테니, 정권의 안녕을 보장하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독재자인 김정은은 자신의 지배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일정에 올려놓았지, 다수 인민의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의 바탕에는 북한의 시장경제 확대가 놓여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대기근으로 수십만 명이 아사했다. 이후 북한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기 시작한다. 김정일 시대인 2002년 7월 1일부로 북한식 경제 개혁·개방 정책인 경제관리개선 조치(이하 7·1조치)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러일 열강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시장경제 도입은 진척되지 못했다.
김정일의 와병으로 속성 훈련 끝에 집권한 김정은은 취약한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민생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농업에서 협동농장 말단 단위의 규모를 줄여 가족영농제를 사실상 허용하는 포전담당제를 시행했고, 공장이나 기업소에서도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그동안 금지돼왔던 장마당(시장)도 인정돼 2010년에는 200개 정도였지만 2015년에는 400개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돈주(신흥부자)들도 등장해, 주택건설, 운송업, 식당업에 투자해 재산을 불려가고 있다. 돈주들은 대부분 권력과 결탁해 무역과 장사를 하며 부를 모은 이들이다.
북한의 월 평균소득의 격차는 월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상위계층의 소득이 하위계층의 약 18배에 달했다. 남한의 경우 2013년 소득 상위 20%의 월 평균 근로소득이 하위 20%의 9배 정도였다. 양극화 측면에서 북한은 남한보다 두 배가량 심각한 것이다.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안정화하기 위해서 시장경제 도입으로 경제를 활성화하려 하는데, 이를 위해선 외국 자본의 투입이 필요하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체제를 인정받아야할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고, 이것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둘러싼 정상들의 복사

남한 자본가들의 구상
남한 자본가들 역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이들에게 북한과의 평화체제는 이윤확보의 주요한 발판이다. 이번 기회로 남북 갈등과 전쟁위협이라는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려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2015년 신경제지도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 자본주의가 높은 성장률을 확보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업확장이 필요하니 북한과 대륙으로 시장을 확장시키자는 것이다.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경제망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남북한 철도를 연결해 유럽까지 이어지는 물류망을 확보하려 한다. 북한을 통해 내륙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면 항공기 비용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러시아의 가스, 석유 등 풍부한 에너지자원을 직접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북한의 시장과 자원을 남한 자본가들이 선점하려 한다. 2007년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남한이 40%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 등 때문에 이 비중이 축소되었는데, 이를 중국기업들이 대체하고 있다. 이를 남한 자본가들이 다시 회복하려 한다.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경제특구를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북한의 우라늄, 희토류 등 지하자원도 눈독 들이고 있다. 북한의 광물자원을 7,000조 원 정도로 추측한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도 탐낸다. 중국 노동자의 임금이 40만 원인 반면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10만 원 수준이다.
자본가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여론조사에서 87%의 국내기업이 통일이 되면 대북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많은 자본가들이 북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즉 새로운 착취의 무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이 화해하면 노동자의 삶이 나아질까?
한반도에 불완전할지라도 ‘평화체제’가 들어서는 것을 노동자들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전쟁은 다수 대중의 삶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배자들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 노동자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류비 절감, 광물자원 개발, 북한 노동자의 저임금 활용으로 남한 자본가들이 더 많은 이윤을 얻는다고 해도,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북한에 시장경제가 안정적으로 도입된다면, 그것은 북한 권력자들의 부와 권력을 늘리려는 것일 뿐이다. 북한 인민들은 여전히 가난에 시달린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들의 이윤계산기가 빨라지고 있다.

 

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