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고] 광화문 노숙농성장이 침탈되었지만 우리의 투쟁은 계속된다!

 


지난 4월 17일, 한국지엠 부평, 군산,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비정규직해고자 복직, 총고용 보장, 불법파견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창원비지회 조합원들은 4박 5일의 일정으로 번갈아가며 농성에 결합하고 있다. 처음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가 철거되는 상황을 겪었던 해고자 동지가 생생한 소감을 보내주셨다. 한국지엠 정규직노조는 정부와 사측의 압력에 밀려 합의하고 말았지만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비정규직동지들의 투쟁이 고립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연대하자!

현장 투쟁과 사뭇 달랐던 노숙 투쟁이다. 나 역시 첫날부터 소음과 바뀐 잠자리, 낮엔 햇빛에 타고 밤은 추워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동지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선전전을 진행하고 집회 연대도 하며 하루하루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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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철거 후 비닐만 깐 채 노숙농성에 들어간 노동자들 (2018.04.17. 한국GM 노동자 제공)

노숙농성 3일째 천막이 침탈당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일이 나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구청의 권한으로 이루어지는 철거인데 구청 공무원들은 몇 안 보이고 100여 명이 넘는 경찰들이 우리 조합원과 연대 동지들을 힘으로 저지했고,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철거당하고 말았다. 철거를 해도 3번 권고 후 해야 하는 건데 최소한의 법조차 공권력은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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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공무원이 농성장을 침탈하고 있다 (2018.04.17. 한국GM 노동자 제공)

소식을 들은 부평동지들이 달려와 긴급히 기자회견을 열었고, 뺏긴 천막을 찾으러 종로 구청으로 이동했다. 도착하자마자 욕이 나왔다. 주차장 입구를 50여 명의 경찰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주차장을 지나 종로구청 입구 계단을 올라가자 수십 명의 경찰이 갑자기 달려들어 우리를 잡아당기고 계단 아래로 밀쳐냈다. 영문도 모른 채 우린 경찰들에게 멱살 잡히고 밀쳐지고 끌어당겨졌다. 그리고 나서 입구 셔터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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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탈 과정에서 강제로 끌려나가는 노동자  (2018.04.17. 한국GM 노동자 제공)

이게 무슨 일인가? 우리는 민원 넣으러 왔을 뿐인데 왜 폭도나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인가? 112에 신고도 해봤다. 경찰 옷을 입은 깡패들이 우리를 밀치고 구청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고 말이다. 112 신고받은 경찰은 출동할 수 없단다. 왜? 출동해야 할 경찰들도 우리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원을 보러온 일반 시민도 들어갈 수 없다고 제지당했고 그에 대한 짜증과 분노는 우리를 향했다.
우리가 뭘 잘못했나?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나? 힘들게 일해 온 것도 억울하고 하루아침에 부당해고당한 것도 억울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조활동 하라고 하지 않았나? 이게 사람이 먼저인 나라인가? 노동자는 왜 사람취급을 해주지 않는 것인가?
몸싸움으로 동지들의 팔다리에 피멍이 들었다. 3지회장들이 구청으로 들어가서 사과를 요구했으나 구청 관계자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천막을 되찾아왔고 철거하며 망가진 부분을 수리했다. 5일 상경투쟁 일정 중 가장 긴 하루였고 가장 많은 생각을 했다.

천막 철거당하고 경찰과 몸싸움하며 생긴 상처가 아픈 건 둘째였다. 가장 큰 걱정은 다음날 교대할 동지들이었다. 천막은 다시 치면 되지만 다시 철거하러 오면 오늘 같은 일을 내 동지가 또 겪게 될 거란 생각에 걱정스러웠다. 다음 주에는 비도 온다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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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앞에서 GM 노동자의 총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2018.04.17. 한국GM 노동자 제공)

천막 철거 사진을 본 동지들의 응원 메시지와 걱정 메시지가 하루 종일 온다. 참으로 고맙다.
정말 힘들긴 하지만 우린 이렇게 단합하고 단결할 것이다. 쇠는 두드릴수록 강해진다. 우린 금속노조 아닌가? 다들 힘내자. 힘내서 조금씩 배워가고 이뤄가고 만들어가고 바꿔 나가보자!! 공장 안에 있는 동지들 잘 버텨주고 해고된 동지들 잘 싸워서 다시 공장 안에서 150여 명 모여서 본관 집회 하고 지나간 일 안주 삼아 술 한 잔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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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앞, 한국GM 노동자들의 농성장  (2018.04.17. 한국GM 노동자 제공)

자본이 100% 책임지는 완전한 승리 위해 끝까지 단결하고 투쟁할 것이다!

 

한국지엠창원공장 해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