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야 한다-“미 투”(Me too) 그리고 “위드 유”(With you)


미투운동이 법조계, 영화계, 연극계, 문학계, 정치계, 교육계 할 것 없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막강한 힘을 가진 권력자들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등에 업고 여성들을 마음대로 유린했다. 피해 여성들은 살기 위해 견딜 수밖에 없었고, 견딜 것을 강요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고통, 해결되지 않는 악순환은 결국 이들이 행동으로 나서게 만들었다. 말도 안 되는 인권유린과 부조리한 현실을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인간 선언, 이것이 바로 미투 운동이다. 여기에 연대하자는 위드 유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피해자가 역으로 고통받는 현실
93년에도 서울대 조교가 교수의 성폭력문제를 폭로한 사건이 있었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이 일은 대법원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판결나며 끝났다. 하지만 이후 피해자의 취업길은 막혀버렸다. 전남CBS 강민주 피디는 상사의 성폭력에 문제를 제기했다가 2번의 해고를 당했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피해자는 쫓겨나기 일쑤다.
여성에게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2014년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에서 조현아 부사장의 만행을 폭로했던 박창진 사무장은 처음엔 대중의 지지와 찬사를 한 몸에 받았지만, 결국 회사의 탄압으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와 공황장애까지 겪어야 했다.

남녀의 문제가 아닌 권력의 문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차별과 억압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많은 고통을 받아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만이 이러한 고통에 놓여있다고 인식하고 여성과 남성을 적대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순간 문제의 본질은 달라진다.
모든 여성이 피해자인 것도 아니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처럼 권력의 중심에 서서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 모두를 억압한 여성자본가도 있다. 여성 억압을 단순한 남녀 대립의 문제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부와 권력을 가진 지배자들이 그렇지 못한 노동자민중을 억압하는 문제와 연결시켜 이해해야 한다.
미투 운동의 핵심은 결국 권력 문제다. 부와 권력을 가진 지배자들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저항이 미투 운동의 본질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면 남녀 사이의 갈등이 커질 이유가 없다. 남녀를 의도적으로 구분하고 배척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억압받는 여성과 억압받는 남성 사이에 부족했던 소통과 동질감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때 진정한 단결과 연대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그 힘은 우리를 고통으로 내몬 지배계급에게 향할 것이다.

함께해야 가능한 변화
미투 운동은 사회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개인의 고발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소수에게 집중된 부와 권력은 뿌리 깊은 착취와 억압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바른말 하는 사람, 대드는 사람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짤리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이 사회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제 겨우 힘들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나의 문제일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 나아가 그들의 외침에 침묵하지 않고 응답하는 것, 함께 행동하는 것. 이것이 변화의 출발선이다.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은 폭로를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용기 있게 행동했던 게 지금 와서는 저 자신을 지키는 거였구나 싶다”고 말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던 피해자들이 미투운동에 동참하면서 자신을 지키려 하고 있다. 이들이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 이들이 내딛기 시작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발걸음에 함께해야 하지 않겠는가. “with you, 너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이 운동이 여성 차별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차별에도 맞서고, 사회의 불합리에도 맞서 모든 이들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연대와 투쟁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

 

권보연